0. '가방'은 1880년대부터 부르기 시작한 외래어다. 일반적인 가방의 형태도 서양에서 수입된 것이라 할 수 있고, 그 이전의 가방은 망태기나 봇짐, 주머니처럼 물건 운반을 위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사용되었다. 특히 '주머니'는 호주머니가 없는 한복의 특성상 소지품을 휴대하기 위해 꼭 필요했는데, 호화로운 색감의 비단 주머니는 역시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지기도 했다. 조사(弔詞)가 있을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화려한 색감의 주머니를 찼고, 외에도 궁중에서 가례가 있거나, 동네 돌잔치, 환갑 잔치 등이 있을 때 비단 주머니를 선물하곤 했단다. 복을 불러온다는 좋은 의미까지 있으니, 다들 하나씩은 마련하고 있었을 데일리백이라 할 수 있다.

1. 우리가 알고 있는 ‘복주머니’는 새해에 어린아이들에게 매어주던 것으로, 통상 두루주머니만을 가리킨다. 럭키백은 그 이름은 럭키백이지만 엄밀히 ‘복주머니’는 아니다.


2. 여러 주머니 중에서도 럭키백의 모티브가 된 귀주머니는 주로 조선 사대부 남자들의 아이템이었다고 전해진다.

3. 조선 왕실에서는 한 해가 평안하길 바라며 붉은 콩을 붉은 종이에 싸서 넣은 주머니를 종친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. 곤룡포 옷감이 낡으면 그 옷감으로 주머니를 만들어 하사했다는 설도 있고, 그 밖에 다양한 물건에서도 붉은 안감은 자주 등장한다. 특히 떨잠, 패물 등 귀중한 제품을 담았던 영친왕비의 장신구 상자는 모든 안감이 붉은색으로 되어있어 눈길을 끈다.


4. 낡은 곤룡포로 만들어진 영광스런 주머니를 상상하며, 또 럭키백 안에 담길 귀중한 물건들을 아끼는 마음으로, 가방의 안쪽은 붉은 원단으로 마감한다. 콩을 볶아 넣을 순 없었지만, 대신 안쪽에 붉은 실크 라벨을 달았다. 누가 이 정성을 알까.




럭키백 VER.1







럭키백 VER.2